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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원의 서재

제인 오스틴 작품과 삶, 오만과 편견

by ghdzbql 2020.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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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오만과 편견
출처 : http://minumsa.minumsa.com/book/1757/
미국 제20대 대통령-제임스 가필드

 

 

현대인이 보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어떤 모습일까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 민음사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조금이라도 더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 영국의 시대적 배경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그러지 못했기에 <오만과 편견>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본 글을 쓰면서 '아, 이 장면, 이 대사가 이런 뜻을 의미했구나!' 라고 다시금 되새김질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의 '신사' 계층은 귀족층 바로 밑에서 그들의 특권을 공유하며 출생이나 결혼으로 결합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신사' 계층에서는 장남상속법 때문에 재산을 물려받을 수 없었던 귀족의 차남들이나 준남작, 지방의 부호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 에마 >의 나이틀리, < 분별력과 감수성 >의 존 대시우드와 브랜든 대령, < 맨스필드 파크 >의 토머스 경, < 설득 >의 월터 경, < 노생거 사원 >의 틸니 장군 등 오스틴 소설의 많은 인물들이 신사 계층에 속한다고 하네요.

 

  위의 설명만 보면 신사들이 불쌍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은 '파크'라고 불리는 사유지나 사원을 갖고 있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유유자적 생활하고 그에 부속된 종신 권리를 마음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같은 신사 계층이라 해도 가문과 인척, 재산에 따라서 매우 복잡하게 나뉩니다.

 

  제인 오스틴은 전통적인 계층 구조 속에서 신흥 중산층의 지위 상승 욕구가 가득한 사회를 그리면서 각 인물의 수입이나 가치관, 특징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돈과 계층간의 상관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앞에서 언급한 오스틴 소설들의 주인공들을 보면 결혼을 통해 부와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려는 인물들이 넘쳐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마크 트웨인, D.H. 로렌스는 제인 오스틴을 비판하고 싫어했습니다.

 

  D.H 로렌스는 오스틴을 "형편없고 비열하고 속물스러운 의미에서 영국인답다"라고 헐뜯었고, 마크 트웨인은 본능적으로 반감을 표했죠.

 

  하지만 미국의 비평가 라이오넬 트릴링은 이러한 마크 트웨인의 반응에 대해 "여성이 관심과 권력의 중심에 있는 듯이 보이는 사회에 대해서 남자들이 느끼는 극도의 불쾌감"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 역시 비열하고 속물스러운 것은 오스틴이 그리고 있는 당시의 시대상, 계층, 돈, 인맥이 지배하는 영국 사교계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사람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만과 편견>이 200년을 넘는 긴 세월 동안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엘리자베스와 다시의 로맨스일 것입니다.

 

  미래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는 엘리자베스의 친구 샬럿, 반대로 현실에 굴하지 않고 사랑과 행복, 더불어 재산과 사회적 지위까지 얻게 되는 엘리자베스를 통해 독자들은 만족감과 해방감을 느꼈겠지요.

 

  <오만과 편견>은 전형적인 로맨스의 패턴을 보여줍니다.

 

  완벽한 여주인공이 오만한 남자에게 굴욕을 주고, 여러 가지 사건들을 겪으면서 결국 '착한 남자'로 길들여 그 남자의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듭니다.

 

  즉, 대중의 집단적 꿈과 무의식을 충족시키는 신데렐라 스토리로서 여성의 권력 실현 욕구를 실현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엘리자베스 또한 다시에 대한 편견에 의해 자신의 그릇된 판단을 부끄러워하고, 나름대로의 자기반성을 통해 자신의 거침없는 판단이 때로는 크나큰 오류를 가져올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정리하자면 결국 <오만과 편견>은 젊은이들이 서로 만나고 호감 혹은 반감을 가져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다뤘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인 오스틴에 의해 오밀조밀하게 쓰여진 세태와 풍속, 인물들의 극명한 심리가 피부로 와 닿습니다.

 

  제인 오스틴은 열정과 낭만, 결혼 생활에는 무관심하고, 그 당시에 살던 영국인들이 결혼에 이르는 길을 지배하는 심리적/사회적 메커니즘을 전달하는 데 집중합니다.

 

  조연이지만 샬럿의 결혼 이야기도 중요한 맥락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교육을 받았지만 재산이 없는 아가씨에겐 오직 결혼만이 명예로운 생활 대책이었고, 결혼이 가져다줄 행복 여부가 아무리 불확실하다 해도 결혼만이 가장 좋은 가난 예방책임이 분명했다."

 

  "스물일곱이라는 나이에 한 번도 예뻐 본 적이 없는 여자"

 

  샬롯은 자신의 선택을 편협한 정략결혼으로 보는 엘리자베스의 반응에도 담담함으로 응수합니다.

 

  슬프게도 샬롯은 자신에게 오만할 권리는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녀에겐 타협만의 최선을 길이었던 거죠.

 

  결과적으로 <오만과 편견>은 인간의 욕망을 최대한 합리적인 시각에서 묘사하며 지금 봐도 웃픈 위트와 유머, 현실 풍자와 비판까지 녹여낸 수작이라는 평을 받습니다.

위대한 개츠비-책

 

 

 

- 허영과 오만은 종종 동의어로 쓰이긴 하지만 그 뜻이 달라.

  오만은 우리 스스로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더 관련이 있고, 허영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것과 더 관계되거든.

 

 

- 한때는 제법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그것은 처음 그 사람을 알게 된 때만이었소.

 

  그 이후로 여러 개월 동안 그 사람을 내가 아는 이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생각해 왔으니 말이오.

 

 

-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원인에서 생긴 고통인지라 이보다 더 쓰라린 경우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의 문장

- 허영과 오만은 종종 동의어로 쓰이긴 하지만 그 뜻이 달라.

 

  오만은 우리 스스로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더 관련이 있고, 허영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것과 더 관계되거든.

 

 

  중2병이라 일컬어지는 '나'의 10대,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중요하고 향후 걸어갈 초석을 닦아야 하는 20대를 돌이켜보면, 이 문장만큼 허영과 오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문장이 있을까 의심스럽습니다.

 

  허영이든 오만이든 두 허물에서 벗어나면 우리의 삶은 한층 더 행복해지겠죠.

오만과 편견-세계문학전집
출처 :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2469
호밀밭의 파수꾼-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글쓴이는...

  작가 제인 오스틴 ( 1775 ~ 1817 )은 영국 소설의 위대한 전통을 창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 분별력과 감수성 > / < 오만과 편견 > / < 맨스필드 파크 > / < 에마 > / < 설득 > / < 노생거 사원 > 등 여섯 편의 소설로 200년 넘게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고 하죠.

 

  그러고보니 그녀가 살던 시대는 프랑스혁명, 미국 독립전쟁, 영.프전쟁 등 엄청난 격변기 속에서 단순히 젊은이들의 연애와 결혼을 그린 오스틴의 소설들은 시대상이 결핍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미경의 관점으로 세심하고 날카로운 비판적 시각으로 당시의 물질 지향적인 허례허식을 풍자하면서 비판한 점은 긍정적으로 봐도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인 오스틴은 스티븐턴 교구 목사의 일곱 번째 아이로 태어나 12살 때부터 시와 단편소설, 희곡을 쓰기 시작해 20살에 장편소설을 집필했습니다.

 

  헌데 그녀가 남긴 작품 중 대다수가 구혼을 다루고 있음에도, 오스틴은 평생 독신이었고 당시 여성으로서는 매우 드물게 아내이자 어머니가 아닌 소설가로서의 인생을 펼쳐 나갑니다.

 

  그녀는 42살의 나이에 병으로 사망했는데 21살 때 훗날 아일랜드 대법관을 지낸 톰 레프로이와 잠시 연애했으나 결혼할 형편도 아니었고, 남자 쪽 집안에서 반대해 헤어졌다고 합니다.

 

  또 27살에는 넓은 토지를 상속 받을 남자에게서 청혼을 받고 수락했으나 놀랍게도 바로 다음 날 철회했다고 하네요.

 

  한 예로 그녀에게 조언을 요청한 조카딸에게 "애정 없이 결혼하기보다는 무엇이든 다른 것을 택하고 견뎌야 한다"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보아, 그녀는 물질적 풍요보다 애정을 기반으로 한 결합을 선호했다고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은 그녀의 생전에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오히려 사후에 찰스 디킨스와 조지 앨리엇 등의 소설가들에게 가려져 인정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9세기 후반부터 조지 헨리 루이스와 헨리 제임스 같은 평론가들의 호평에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영화, 연극, 드라마 채널을 소재로 재해석 되며 완전한 대중 문학으로 자리 잡고 위대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저도 영화 < 오만과 편견 >을 보고 책과 비교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시모토 바나나-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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